젊은이들의 뒤틀린 욕망의 ‘거울게임’
-글쎄, 우리가 사랑하는 건 누군가와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, 자기 안에서 만든 사람하고 하는 거야. 거울에 얼굴을 비춰볼 때 좋은 표정을 지으면서 그게 자기 얼굴이라고 착각하잖아. 자기는 항상 좋은 표정만 짓는 여잔 줄 알고. 그렇듯이 상대방을 자기 얼굴에 비추고 그게 그 사람의 모습이라고 확신하는 거지. 전혀 그 사람이 아닌 얼굴을 만들어놓고는 말이지. 그래 놓고 자기가 비추던 그 모습이 아니면 실망했다고 난리 피우고 말이야. 그게 다 뭐겠어? 우린 고정시켜놓은 대로 꿰어 맞추면서 평생 사는 거야. 절정기에 만들어낸 자신과 타인의 이미지를 붙잡고 평생 동안 말이야.
소설 <재이>에서 결핍과 욕망의 서사는 치유나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인생 그 자체의 이야기로 확장된다. 그리고 이 결핍과 욕망의 서사의 다른 한편에 바로 그 서사의 원인이자 결과인 폭력의 이야기가 있다. 그 폭력을 부조리한 현실, 타락한 세상으로 바꾸어 말해볼 수도 있겠다.
저자 김미수는 2010년 『동아일보』 신춘문예에 단편 <미로>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. 장편소설 <소설직지>로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을 받았고, 2014 ‘세종도서 문학나눔’에 선정 되었다.
<소설직지>는 역사적인 제재의 성격을 구체화하고 상상력을 동원하고 있는 허구적 요소들이 치밀하며 직지의 숨은 뜻을 해석하는 작가의 역사의식이 폭 넓은 문화사적 기반 위에서 확립되었다는 평[ 권영민/ 문학평론가]을 받았다.
또한 2015년에 출간한 소설집 <모래인간>에 실린 소설은 현대인의 심리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정직한 반추이면서도 동시에 현대인들 스스로 하여금 ‘기어이 다시 살아보게끔’ 하는 강력한 유인제로서 기능한다는 평(정과리/ 문학평론가)을 받았다.